행자씨의 홀로서기 2

금수저의 의미

엄마를 홀로 둘 수 없어 아들 딸집에서 보내게 되었고 우리집에서도 일주일 정도 함께 있었다. 딸집에 올 때면 한가득 음식거리를 싸 오셔서 집 구석 구석 정리도 해주고 시장을 봐서 먹을 것을 해주려고 하셨다. 밤새 이야기를 하고 금방 나물도 주물러서 후다닥 반찬도 해 주던 엄마는 더 이상 없었다. 정말 허깨비처럼 부서질 듯한 백살에 가까운 할머니가 되어 버렸다. 엄마는 무기력했고 멍하니 있을 때가 많았다. 대화를 하려고 하면 온통 아빠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득한 옛날 이야기부터 돌아가시기 직전까지의 이야기를 쉼없이 하셨다. " 아빠가 살아계셨다면 우리딸들 옷사주기로 했는디..." "무슨 옷?" "맨날 딸들이 사준 옷들이며 화장품이며.... 나도 우리딸들 젤 좋은 옷 한벌씩 해주고 싶다고 했는데.." "그래..

행자씨의 홀로 서기

"콩트리씨~" 발신음이 한참 지난 후 명랑소녀처럼 나를 부른다. "TV 보느라 늦게 받았어?" "네~" "저녁은 드셨나요?" "네~" "뭐 드셨어?" "개구리 반찬에 많이 묵었다~" "뭐시여? 힝.. 메뉴를 못 말하는거 보니까 대강 먹었구만!!" "하하하... 아니야~" "오늘은 요가 다녀 왔겠네? 이쁘게 하고 갔다 왔어?" "니가 보낸 요가옷이랑 양말 신고 갔다 왔다. " "최대한 널널하고 시원한 걸로 고른 건대... 양말이 발등이 구멍이 난거 같아도 괜찮지? 할머니들이 뭐라고 해?" "아니~ 그래도 내가 입는것 보고 좋다 했어~" "그래야지... 서울 사람들은 다 그런거 입어.. 뭐라하면 막내딸이 보냈다고 하고 옆에 앉은 할머니 양말 하나줘" "저번 보다는 몸이 많이 부드러워 졌어? 선생님은 잘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