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감각중에 난 후각이 젤 발달되어 있다. 누군가를 만나면 그 사람 특유의 향기를 기억하고 직접적인 냄새를 맡지 않더라도 그사람의 이미지를 향기화해서 기억하곤 했다. 나이가 들어서 일까? 지금은 그정도로 상대를 기억하지도 예민한 감수성이 발휘되지는 않는다. 다만 나 자신과 내 가족들의 향기정도로 만족한다. 난 달달한 꽃향이 좋다. 온실속이나 누군가의 정성으로 핀 너무도 잘 가꿔진 꽃향이 아닌.... 그냥 제 힘으로 맘껏 핀 풀숲에 핀 찔레꽃, 색깔만으로 꿀벌들을 윙윙거리게 만드는 나리꽃, 아침이슬 촉촉히 젖여 살포시 고개 숙인 들꽃들,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며 녹지근한 향기를 품고 있는 아카시아향... 또한 조금은 날 사색하게 만드는 자연의 향도 좋다. 싱그러운 봄새잎이 돋은 숲속을 걸을때는 한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