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머리를 좀 짧게 잘랐다.늘 긴머리를 고수하다가 문득 치렁치렁함이 귀찮아졌다.염색하고 열펌하고 머리가 진짜 빗자루마냥 푸석해져서 자연 복원이 될때까지 머리를 쉬게한지 6년이 되었다. 가끔 끝머리를 다듬고 계절에 따라 앞머리 자르거나 길게 두었다. 출근전에 머리를 말리며 다이슨의 도움으로 풍성하고 우아한 머리를 고수한지 한참이다. 다행히 미용실원장님이 건강한 머릿결을 인정해 줄 정도가 되었다.쇄골까지 자른머리가 산뜻했다.후련하기까지 했다. 친하지 않은 사람과는 되도록 길게 말을 섞지 않는데 머리를 자르면서 한참을 수다를 떨었다.이젠 진정 아줌마가 되었나 보다.하늘은 마냥 파랗고 몽글몽글 구름도 예쁘다.'소나기'에서 나왔던 소녀처럼 단발머리를 팔랑이며 징검다리를 통통 뛰어가고 싶은 그런 기분좋은 가을날..